(Le)papillon des etoiles / Werber, Bernard
그는 예전에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고통은 왜 존재하는 거죠?>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란다. 불에서 손을 떼게 하려면 고통이라는 자극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희귀병 중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 있단다.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상처를 느끼지 못하는 거지.
뜨거운 불판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가 살이 타는 냄새를 맡고 나서야
비로소 깜짝 놀라는 거야. 이 '무(無)고통'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하지.> 62p
<우리는 최악의 시대에 태어났어. 지금처럼 질병과 폭력이 난무하고 환경오염이 심했던 적은 없었지.>
엘리자베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다른 시대에 살었던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했을걸.
페스트, 콜레라, 세계 대전, 노예 제도가 있었던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은 최악의 시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모든 세대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고 다음 세대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
어쩌면 결국 상황은 언제나 똑같을지도 몰라.
단지 우리 시대는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끔찍하게 생각되는 거지.
그러니까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어.> 202p
결국엔 영원히 되풀이 될 수도 있어. 아주 오래 전에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되는 거지.
과거에, 살아남은 인류를 태운 파피용호가 있었던 지구가 백 개나 있었는지도 몰라.
미래에도 그런 지구가 백개는 더 있을 수도 있고.
생존자들의 후손들은 번번이 어디서 왔는지는 잊은 채 단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 살고 있다고 믿겠지.
387p
베르나르의 소설은 늘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언제 읽어도 새롭고 재밌다
베르베르가 이 책을 통해 보여 주는 것은 인간의 가능성, 그리고 동시에 인간의 한계이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이 우주선에는 14만4천 명의 지구인이 탑승한다.
1천년이 넘는 우주여행을 하고 행성에 도착해서 새로운 인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탑승 인원이다. 이브를 비롯한 파피용의 창안자들은 우주선 안에서
유토피아적 사회를 실험한다.
인간의 자율적 의지와 공동체적 지향성, 그리고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혁명적인 실험이다. 그러나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던 우주선은 나중에는
정치가 지배하는, 그들이 떠나온 지구와 똑같은 곳으로 변해 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