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rei Geschichten 』by Patrick Süskind
쥐스킨트의 단편집
특히 '문학적 건망증'에 대한 단편은 너무 공감이 가더라는..
사실 나도 이렇게 책 읽는거 틈틈히 적어놓는 이유가
이렇게라도 적어 놓지 않으면 나중에는 내가 읽은 책 내용이
거의 기억이 안나서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내가 과연 이책을 읽었던가..라는 수준의 문학적 건망증이 찾아온다
-------------------------------------------------------------------
『 깊이에의 강요 』 by 파트리크 쥐스킨트
*문학적 건망증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그림자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도대체 왜 글을 읽는단 말인가?...
책꽂이 구석에 시선이 머무른다. 거기 무엇이 있는가?
아 그렇다. 세권으로 된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
언제가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읽었었다.
지금 나는 알렉산더 대왕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무것도 모른다......
그 하단 책꽂이는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와 그의 시대에 관한 서적들로 꽉 차 있다. 나는 그것들 역시 읽었을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애써 연구했고, 그것에 관한 시나리오까지 세 편이나 집필했었다.
거의 나는 일종의 루트비히 2세 전문가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루트비히 2세와 그의 시대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모른다. 전혀 모른다.....
저기 있는 불그스름한 책 두 권, 붉은 천과 비슷한 것으로 제본된 두꺼운 책, 그것들은 무슨 책인지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 마치 낡은 가구처럼 친숙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것들을 읽었고, 몇 주 동안 그 안에서 살았었다. 더구나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도대체 무슨 책이고, 제목이 뭐더라? <악령>. 그런 것이었어. 그랬었지. 흥미 있는 책이었어. 그런데 저자는? F.M. 도스또예프스끼. 흠, 글쎄, 희미하게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다.전체적으로 19세기를 무대로 사건이 벌어지고 2권에서 누군가가 권총으로 자살한다는 생각이 난다. 그 이상은 별로 할말이 없다.
나는 책상앞에 주저 앉는다. 수치스러운 일이다....고작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소설의 제2권에서 누군가가 권총으로 자살한다는 희미한 기억이다.........지금 책을 한 권 읽으면, 결말에 이르기도 전에 나는 처음을 잊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