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규칙을 정하는 거예요. 우리는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는 규칙! 어이없는 소리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꽤 재미있을 거 같은데, 어떤가요?....... 곧 만날 수 있는 사이라면 서로에게 사랑의 마음 같은 게 생겨서 자칫 관계가 무너질 위험도 있잖아요?........처음에 확실히 만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두면 서로가 서로를 연애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편지 속의 세계에서만 성립되는 행복한 관계를 언제까지나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남녀의 성별을 뛰어넘어 참된 친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 같은데, 어때요? 27p
문제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야. 그런데 그건 너와 마찬가지로 나도 몰라. 나는 아직껏 경험도 없고, 너처럼 남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이 말만은 할 수 있겠다. 너무도 쉽사리 누군가를 사랑해버리는 이 시대에 쉽게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는 건 결코 나쁜 일은 아니야. 사랑이 범람하는 요즘 시대에는 더더욱 사랑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86p
나는 힘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힘내라, 열심히 살아라’라고 격려하는 소리들만 넘치는 세상, 이제 사람들은 그런 말로는 참된 힘이 솟지 않아. 나는 도리어 이렇게 말하고 싶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114p
사람을 미워하는 건 간단한 일이지만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 121p
시간이란 인간이 만든 기준에 불과한 거야. 그러니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똑똑하게 이겨내고 그것을 기억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 140p
아침이 어김없이 와주는 것도 큰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사람들은 아침이란 그냥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믿고 있지…….
나는 내일에 기대를 거는 걸 그만뒀어. 오히려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만약 영원한 현재라는 것이 있다면 후키와 헤어지는 일도 없겠지? 영원한 현재 속에 그녀를 봉인해 버리고 싶어….그러나 안 될 일이겠지? 그래서 바로 지금을 있는 힘껏 살아서 그녀의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해. 내가 살아 있는 한 내 기억 속에서 그녀는 죽지 않아.
일을 하다가도. 아니 24시간 내내 그녀를 생각해. 그녀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어이없을 만큼 바보 같은 생각을 해. 164p
인간은 시간을 빌려 어떤 일에 매듭을 짓는 존재이고, 그렇게 매듭을 짓는 덕분에 살아가며 겪는 희로애락을 견딜 수 있나 봅니다. 278p
『사랑을 주세요』 by 츠지 히토나리
츠지 히토나리 :
냉정과 열정사이의 남자작가.
영화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의 남편
뮤지션이자 감독
재능이 많은 남자는 멋지다.
반전이라면 소설은 그냥 그렇다는거
2005. 4. 7. originated from kiddie's cy